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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무죄, “내가 언제 이 책을 썼나요” 업계관행에 유죄가 된 교수님 구하기

의뢰인의 개인정보 보호 및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표현은 편집 또는 재구성되었습니다.

 

저작권법 위반 무죄 사례,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갔다고 모두 처벌될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흥인의 전상민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저작권법 위반 사건 가운데,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갔다는 이유로 기소되었지만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히 “자기가 쓰지 않은 책에 이름을 올렸다”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출판 구조와 관행, 그리고 동의 여부라는 핵심 법리가 결합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의 시작, 쓰지 않은 책에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한 대학교의 교수였습니다. 문제된 책은 여러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던 전문서적이었고, 해당 책에는 약 30명의 공저자가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은 그 책에 단 한 줄도 작성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전달받았고, 책을 확인해 보니 공저자 명단에 본인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검찰은 실제로 집필하지 않았음에도 공저자로 등재되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실제 저자는 따로 존재했고, 나머지 공저자들은 모두 형식적으로 이름이 올라간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원저자를 제외한 다수의 교수들이 함께 기소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출판사의 구조, 공저자 등재는 판매 전략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표절이나 무단 저작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출판사의 판매 전략과 업계 관행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출판사는 여러 교수들을 공저자로 등재하면 각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에서 해당 교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교재 판매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다수의 교수들이 참여한 책이라는 외형은 해당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교재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즉, 공저자 등재는 단순한 저작 행위의 반영이 아니라, 교재 채택과 판매 확대를 위한 구조적인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개인에게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교수의 경우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형사처벌을 넘어 지적 윤리 문제로 이어져 교수직 자체를 상실할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은 ‘동의 여부’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복잡한 저작권 이론이 아니라, 공저자로 등재되는 것에 대해 사전에 동의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의뢰인은 책이 발행되기 전 공저자로 등재된다는 사실을 전혀 통보받지 못했고, 따라서 동의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책을 전달받은 이후 강의에 사용한 점, 이름이 올라간 것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묵시적 동의 또는 사후 승낙이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단으로 인해 의뢰인은 교수직 박탈 위기에 놓이게 되었고, 사건은 매우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항소심 전략, 사건의 흐름을 다시 재구성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시간적 흐름을 다시 분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책이 발행된 시점과 의뢰인이 책을 전달받은 시점이 모두 신학기 시작 이후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미 강의가 시작된 이후에 책이 전달되었다는 것은, 의뢰인이 공저자로 등재되는 과정에 사전에 관여하거나 동의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원래 예정되어 있던 공저자 중 한 명이 빠지면서 출판사가 급하게 의뢰인을 그 자리에 포함시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공저자 등재 의사를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즉, 의뢰인은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간 사실을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동의할 기회도 없었던 것입니다.

항소심 판단, 묵시적 동의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핵심적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공저자 등재에 대해 명시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묵시적 동의나 사후 승낙 역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1심 판결은 파기되었고,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후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도 상고가 기각되면서 무죄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가지는 의미

이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사건이라 하더라도, 사실관계와 법리를 다시 정밀하게 재구성하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둘째, 형사사건에서 검찰이 구성한 사실관계는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 구조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유일한 진실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변호인의 역할은 그 구조를 해체하고, 다른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합리적 의심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핵심 정리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단순히 이름이 올라갔는지 여부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공저자 등재에 대한 사전 동의 또는 최소한 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고 동의 기회가 없었다면,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사건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과 구조를 함께 봐야 합니다.

결론

이 사건은 단순히 이름이 올라갔다는 외형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출판 구조, 시간적 흐름, 동의 여부 등 전체 맥락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이 만들어진 과정과 의사이며, 이 사건은 그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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